사실 '돈'은 내 인생의 최우선 가치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황된 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는 그렇다. 직업을 고를 때나 직장을 고를 때나 돈은 언제나 가장 후순위에 있었다. 현실적인 조건을 못 본 척하는 낭만파는 아니지만(오히려 아주 이성파에 가깝다), 돈에 대한 욕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경험은 없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도 없다. 종종 로또에 당첨된 삶을 상상하기도 하지만, 직접 로또를 구입해 본 적은 없다. 물욕도 거의 없는 편이라 언제나 더 쓰기보다는 덜 쓰는 삶을 지향하며, 지금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돈'에 대한 생각을 자주 그리고 길게 한다. 매일 꼼꼼하게 가계부를 작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