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4

[퇴사 일기] 4.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갑작스럽지만 다음 주부터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 그래서 이 글은 마지막 퇴사 일기다. 환승 이직을 간절히 원하던 시기엔 서류부터 떨어지더니 쉬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하자마자 최종 합격을 했다. 퇴사 후에 하고 싶은 일들도 빼곡하게 정리했는데, 퇴사한 지 3주 만에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 불쑥불쑥 치솟았던 불안감들이 무의미해진 순간이었다. 사주를 보러 가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일복이 많다거나 돈복은 없는데 일을 끊임없이 해서 돈이 꾸준히 있다는 말. 사주를 맹신하거나 정기적으로 보는 편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복 많은 삶을 살아왔기에 저 말들이 와닿았다. 이번에 단기간 내에 이직을 성공하고 이 사주 풀이가 불현듯 떠올랐다. 내가 정말 일복이 많은, 일을 하지 않고는..

[퇴사 일기] 3. 업무 파일&성과 정리하기

이제 백수의 신분으로 퇴사 일기를 쓰네요. 백수 관련 짤 중 가장 좋아하는 짤로 시작해 봅니다. 앞으로 백수를 멋진 삶 준비생이라 부르자! 이직 목적의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소스가 필요하다. 즉 내가 어떤 업무를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미리 정리해둬야 한다. 대행사 특성상 담당하는 광고주와 소속된 TF가 자주 변경됐는데(광고주에 맞춰 TF가 구성되는 방식이다), 나는 광고주가 변경되는 시점에 맞춰 진행 업무와 성과를 정리해 뒀다. 퇴사를 코앞에 두고 이런 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놓치는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분기 또는 상반기&하반기 주기로 정리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기억이 휘발되지 않은 상태로 정리해 둬야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고, 퇴사를 앞둔..

[퇴사 일기] 2. 퇴사 후에 하고 싶은 일들

퇴사 2주 전!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일본 드라마 '나기의 휴식'이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 나기가 과호흡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드라마 초반에 퇴사 후 시골로 내려온 나기가 도서관에 앉아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는데, 밖이 어두워질 때까지 단 한 문장도 쓰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간은 잔뜩 있으니까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자. 앞으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아무것도 안 떠올라! 퇴사를 결심하고 드라마 속 장면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무런 대책 없이 시간의 자유 속에 던져졌을 때, 나 역시 혼란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기는 자주 찾아오지 않을 텐데, 일생에..

[퇴사 일기] 1.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결심했다! 퇴사하기로! 회사에 다니는 내내 아주 작은 크기로 둥둥 떠다니던 '퇴사'라는 생각이, 최근 한 달 동안 무서울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일하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정체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직무는 잘 맞았고, 직장 동료와도 아무런 문제없었고, 처우에 대한 불만도 없었다. 하지만 퇴사하고 싶었다. 그래서 몇 주 동안 내가 왜 이런 생각과 기분이 드는지 고민해 보았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직무는 잘 맞지만, 현재의 업무는 잘 맞지 않는다. 결론은 작년 여름의 고민과 맞닿아있었다. 작년 여름의 나는 당시 업무에 성장을 느끼기 어려웠고, 강한 퇴사 욕구를 느꼈다. 팀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팀을 이동하고 새로운 TF에 소속되면서 새로운 업무가 주는 낯섦으로 몇 달을 견딜 수 있었지만, 근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