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지만 다음 주부터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
그래서 이 글은 마지막 퇴사 일기다.
환승 이직을 간절히 원하던 시기엔 서류부터 떨어지더니 쉬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하자마자 최종 합격을 했다. 퇴사 후에 하고 싶은 일들도 빼곡하게 정리했는데, 퇴사한 지 3주 만에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 불쑥불쑥 치솟았던 불안감들이 무의미해진 순간이었다.
사주를 보러 가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일복이 많다거나 돈복은 없는데 일을 끊임없이 해서 돈이 꾸준히 있다는 말. 사주를 맹신하거나 정기적으로 보는 편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복 많은 삶을 살아왔기에 저 말들이 와닿았다. 이번에 단기간 내에 이직을 성공하고 이 사주 풀이가 불현듯 떠올랐다. 내가 정말 일복이 많은, 일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팔자인가 싶었다. 그리고 정말 그런 팔자라면, 나는 어떻게든 일이 굴러올 테니 일을 그만둬야겠다는 확신이 들면 괴로워하지 말고 빠르게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데믹을 계기로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 사실 나는 계획을 이행할 때보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더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는 없다. 충동적인 결정과 상황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상보다 빠르게 이직에 성공하게 되어 퇴사 전 세워뒀던 계획은 제쳐두고 미뤄뒀던 만남을 도장 깨듯 해치우고 있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활짝 폈다는 말을 건넨다. 거처가 결정되고 즐기게 된 백수 라이프는 매일 내게 긍정적인 감정만 안겨주고 있는듯하다.
한 달도 되지 않는 짧은 휴식이었지만,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만한 시간들을 보냈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나의 새로운 직장 생활이 기대된다. 다시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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