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CHIVE/📍 diary

'돈'에 대한 짧은 생각

나무울 2023. 10. 24. 22:50

 
 
 
요즘 나는 지금의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해두고 싶다는 생각과 솔직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지금의 생각은 지금의 나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잘 기록해 두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 꺼내 읽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짧지만 솔직한 글들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주제는 바로 '돈'이다.

사실 '돈'은 내 인생의 최우선 가치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황된 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는 그렇다. 직업을 고를 때나 직장을 고를 때나 돈은 언제나 가장 후순위에 있었다. 현실적인 조건을 못 본 척하는 낭만파는 아니지만(오히려 아주 이성파에 가깝다), 돈에 대한 욕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경험은 없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도 없다. 종종 로또에 당첨된 삶을 상상하기도 하지만, 직접 로또를 구입해 본 적은 없다. 물욕도 거의 없는 편이라 언제나 더 쓰기보다는 덜 쓰는 삶을 지향하며, 지금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돈'에 대한 생각을 자주 그리고 길게 한다. 매일 꼼꼼하게 가계부를 작성하고, 월 초에는 지난달의 지출 내역을 정리하며 이번 달의 지출 계획을 세운다. 여백의 시간이 찾아오면 나의 월급을 그리고 나의 저축액을 마지막으로 나의 소비습관을 떠올린다. 돈에 초연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열중의 모습이다. 돈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 더 적게 버는 상황에서도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출을 줄이려는 일련의 노력들이 돈에 더 집착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 싶다.
 
결론적으로 나는 돈보다 다른 가치들에 중점을 두며 살고 싶다. 다른 가치들에 중점을 두기 위한 과정에서 돈을 향한 집착이 생겨나고 있지만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가치관도 집착도 매월 먹고 살 만큼의 수입이 발생하는 덕분에 가질 수 있는 여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