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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

나무울 2024. 4. 28. 09:00

 

 

 

트레바리 '요즘 마케팅'의 마지막 독후감으로 제출한 글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
‘훅(Hooked)’이란 뭔가를 대단히 즐기고 거기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이 의미를 살려 저자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소비자 심리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연구들과 다양한 컨설팅 경험을 토대로 훅 모델을 고안했다. 즉 기업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에 사람들이 푹 빠져서 결국 습관처럼 사용하게 만드는 디자인 전략이다. 훅 모델은 트리거, 행동, 가변적 보상, 투자라는 4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제대로 반복하기만 한다면 기업이 원하는 대로 사용자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아이폰의 카메라, 트위터의 공유 버튼, 아마존의 가격 비교, 핀터레스트의 스크롤링 등은 사용자의 문제를 재빨리 감지해 해결책을 제시한 기업들의 영리한 결과물들이다. 모두 훅 모델의 4단계 과정을 훌륭하게 실천한 사례이기도 하다. 훅 모델을 통해 세계 최고 기업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움직였는지 그 메커니즘을 생생하게 이해하라. 사람들 곁에 오래도록 머무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경영자, 개발자라면 훅 모델의 4단계 과정을 지금 바로 실천할 것을 권한다.
저자
니르 이얄
출판
유엑스리뷰(UX REVIEW)
출판일
2022.05.18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

작가 : 니르 이얄

별점 : ★★★

 

 


 

 

 

아침에 일어나면 메신저를 켜고 새로운 메시지들을 확인한다. 이후에는 SNS에 접속해 밀린 타임라인을 확인하며 졸음을 쫓는다. 집을 나서기 전 이어폰을 꽂고 출근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줄 음악을 재생한다. 역을 향해 걸으며 대중교통 앱을 활용해 지하철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매일 아침, 일종의 루틴처럼 이어지는 행동들이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동들. 이 책은 이러한 습관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우리의 제품을 사용자의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문장이 명료하고 예시가 구체적이라 술술 읽히는 책이다. 각 챕터의 말미에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 주고, 해당 챕터와 관련된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 줘서 맥락과 요점을 기억하기 편했다.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면서 사용자가 우리의 서비스를 찾도록 유도하는 외부적 트리거만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좁은 시야가 확장되는 기분을 느꼈다. 특히 가변적 보상의 개념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상황도 결국엔 적응하는 인간의 흥미를 잡아두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관심을 잡아두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들이 사용자의 집중력 하락과 제품 중독으로 이어져 고통의 감정만이 남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의 관점에서 저자의 의견 중 일부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다. 책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하지만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특정 제품에 대한 중독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이 점점 잠재적 중독 사회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저자는 개인의 통제 능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 하지만 개인의 통제 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수많은 디자이너와 제품이 끊임없이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통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불필요한 습관을 만들고 중독 상태로 유도하는 일은 분명 인간에게 해로운 일이다. 사람들을 중독의 고리에 유입하고 싶은 동시에 선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 저자의 모순이 느껴졌다.

 

 


 

 

유용성이 아무리 높아도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 행동은 계속 의식적인 행동에 머무를 뿐 습관의 주된 특징인 자동적 반응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세로축, 즉 빈도를 나타내는 축은 유용성에 대한 인지도가 아주 낮은 행동이라도 빈번하게 일어나면 습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분함, 외로움, 불만, 혼란스러움, 모호함 같은 감정들은 약간의 고통이나 짜증을 유발하고, 그런 부정적 감정들을 가라앉히기 위해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이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훅 모델의 첫 단계인 트리거는 사용자에게 행동 개시 신호를 보낸다. 트리거는 크게 외부 트리거와 내부 트리거로 나뉜다. 외부 트리거는 사용자의 환경 안에 정보를 배치해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알려준다. 내부 트리거는 사용자의 기억 속에 저장된 연결 고리를 통해 다음 행동을 알려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용자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개개인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모든 사람,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이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디자이너들은 사용자가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동은 훅 모델의 두 번째 단계다. 훅 모델에서 행동은 보상을 기대하면서 수행하는 아주 간단한 행동을 말한다. 어떤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3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트리거가 존재해야 하고, 행동에 필요한 능력과 동기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가변적 보상은 훅 모델의 세 번째 단계로 종족 보상(타인과의 유대를 통해 강화되는 사회적 보상을 추구), 수렵 보상(물질적 자원 및 정보를 추구), 자아 보상(탁월함, 유능함, 성취감 같은 본질적 가치를 추구)이라는 3가지 형태를 취한다.

 

한정된 가변성을 지닌 제품은 사용 경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사용자가 관심과 흥미를 잃게 된다. 무한한 가변성을 지닌 제품은 그 가변성을 지속함으로써 사용자의 관심과 흥미를 계속 유지시킨다.

 

투자는 훅 모델의 네 번째 단계다.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행동 단계와 달리 투자 단계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보상에 대한 기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신이 투입한 노력을 과대평가하고, 과거 행동과의 일관성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인지 부조화를 피하려는 우리의 보편적 경향으로 인해 특정 제품에 대한 우리의 투자 활동은 그 제품의 선호도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