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LTURE/📍 book

[독서] 23년 4분기에 읽은 책

나무울 2024. 1. 11. 21:56

 

 

 

23년 4분기에는 총 17권의 책을 읽었다.

장르별로 분류해 보면 에세이 4권, 사회/정치 4권, 소설 4권, 인문 2권, 예술/대중문화 1권, 만화 1권, 경제/경영 1권을 읽었다.

4분기는 책을 가장 다양하게 많이 읽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중독과 관련된 책을 열심히 찾아 읽은 시기이기도 하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모든 기력을 빼앗긴 듯이 침대에 누워 SNS를 사용하기 위한 손가락만 움직였다. 그렇게 릴스와 숏츠를 끊임없이 시청하면서 어느 것에도 집중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숏폼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일상적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를 고민하는 동시에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됐다. 이러한 노력의 흔적들이 독서 리스트에 고스란히 남게 된 것 같다. 참고로,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은 이후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앱을 지우고 나서야 숏폼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

 

 


 

 

드링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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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킹
알코올의 위험을 극명하게 보여준 논픽션! 『드링킹: 알코올, 그 치명적 유혹』. 캐롤라인 냅은 여성으로서 밝히기 어려운 자신의 내밀한 사생활을 강렬한 묘사와 매혹적인 문체로 고백해 왔다. 『드링킹』은 아이비리그의 명문 브라운대학을 우등 졸업한 여성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자신의 알코올 중독 이력을 섬세한 필치로 솔직하게 담아낸 회고록이다. 이 책에서는 험난했던 자신의 알코올 중독 이력과 극복기를 다루고 있다. 내면의 콤플렉스로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준다. 10대 초기에 술을 마시기 시작해 36살이던 1995년 스스로 재활센터에 입원하여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까지 술과의 만남, 헤어짐, 그리고 전쟁 같은 기록을 담고 있다. ☞ 이 책의 Tip!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포함해 점차 중독 징후가 심해지는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자 캐롤라인 냅은 알코올 중독 이력을 담은 <드링킹>, 개를 향한 집착과 중독 과정을 썼던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 거식증이라는 중독에 빠졌던 이야기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 등 3대 논픽션, 일명 '중독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 『드링킹』은 2003년 발간된 『술 전쟁 같은 사랑의 기록』을 제명을 바꾸어 출간한 책입니다.
저자
캐롤라인 냅
출판
나무처럼
출판일
2009.01.05

 

한줄평: 알코올이 한 여성의 인생을 어느 정도로 망칠 수 있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술은 넓게 말하자면 그런 내 생애의 조각들을 다시 서술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술을 통해 나는 어린 시절에 느낀 수많은 혼란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간단한 수학이 동원된다. 나는 혼란스러운 집안에서 자랐고, 술을 마셔서 그 혼란을 물리쳤다. 술은 내가 내적인 인생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출구였다.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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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사람들은 이반지하를 보고 웃는다. 이반지하는 사람들을 보고 더 크게 웃는다. 2023년 5월 17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앞두고 독보적 퀴어 아티스트이자 유머리스트인 이반지하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된다. 이반지하의 작가명은 퀴어의 한국말 ‘이반’과 작가의 위태로운 생활공간이자 작업공간을 상징하는 ‘반지하’를 결합한 이름이다. 첫 책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에서 제목에 ‘퀴어’를 내걸고, 퀴어이자 생존자로서의 자신의 삶의 이력을 써내려갔던 이반지하는 데뷔작으로 ‘알라딘 올해의 책’,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등에 잇달아 꼽히며, 현대미술가, 뮤지션, 애니메이션 감독에 이어 에세이스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깊게 각인시켰다.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는 이반지하의 두번째 에세이이자 세상을 향한 농담집이다. 성적 지향이라 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부분을 두고 ‘차별씩이나’ 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이반지하가 옆구리 쿡 찌르며 건네는 웃음보따리이자, 서늘한 질문이다. 이토록 따뜻하고 상냥한 혐오의 세계에서 종횡무진 그리고 쓰고 농담하고 노래하는 광대, 이반지하. 2004년부터 퀴어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이반지하가 메인스트림에 등장했을 때 놀란 헤테로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재밌는 걸 그동안 퀴어들만 보고 있었단 말이에요?” 사람들은 이반지하를 보고 웃는다. 이반지하는 사람들을 보고 더 크게 웃는다. 이것은 독보적 유머리스트 이반지하가 열어젖힌 새로운 유머의 세계이다. 메인스트림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한 해였다. 소수자성이 메인스트림에서 유통되고 소화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그러니까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버텨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번듯함, 경력, 이름값을 얻는다는 것, 그것이 허락하는 달콤함, 하지만 여전히 너무 같거나 달라서는 안 되는 위태로운 생존 방식, 따뜻하고 상냥한 혐오에 계속해서 찔리게 되는 나의 맨살 같은 것. 앞으로도 계속 웃기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삶의 근본이고 라이프스타일이며 젠더이고 섹슈얼리티이자 커뮤니티이다. _에필로그에서
저자
이반지하
출판
이야기장수
출판일
2023.05.17

 

한줄평: 재밌는 이야기는 진짜 재밌게, 괴로운 이야기는 마음에 확 와닿게 풀어내는 능력이 부럽다.

하지만 가상도로는 다르다. 진짜 도로 위 유약한 필멸자들이 ‘목숨 부지’를 위해 이 악물고 서로를 참아주고 있다면, 가상도로 속 불멸자들에게 그런 인내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가벼운 일탈이라도 순식간에 상황은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성적표의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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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이재은·임지선, 두 신인 감독이 공동 연출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열아홉에서 스물, 삶의 궤적이 가장 급변하는 서툴고 예민한 그 시기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두 친구의 미묘한 우정을 그리는 영화다. 그 시절을 건너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정교하게 담아내는 〈성적표의 김민영〉은 독특한 리듬과 유머 감각, 새롭고 통통 튀는 현대적 화법, “고요한 열기와 청정한 패기가 공존하는 듯한” 신선한 연출로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선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시나리오를 비롯, 저마다의 시선으로 영화 속 장면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비평 다섯 편과,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작품 안팎으로 풍성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의 인물들을 소재로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선 〈성적표의 김민영〉의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진솔한 경험과 고민 들을 읽을 수 있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상한 상실과 기대의 시간이 주는 정서를 아름답게 포착한다. 그리고 그 정서와 접속하면 이 영화를 몹시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 것 같다. 잘 호명되지 않던 스산한 삶의 한 시기, 그 공기를 그려 준 두 감독에게 감사하다. - 〈벌새〉, 김보라 감독
저자
이재은, 임지선, 이소영, 이다혜, 이라영, 서솔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22.10.05

 

한줄평: 작가들의 감상평과 감독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어 다 읽고 나면 GV에 참여한 기분이 든다.

‘서운함’이란 결국엔 내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새삼 소중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함’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통해 평범한 일상의 특별한 목격자로 사는 법을 노래했던 작가 김신지가, 이번에는 마음속 깊은 호주머니에서 ‘시간’이란 낱말을 꺼내 들었다. 언제부턴가 자신이 “나중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음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빠서 나빠지는 사람’이 되고 있음을 알아챈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시간’뿐임을 깨닫는다. “산다는 건 용기다. 계속해서 내게 맞는 것을 찾고, 나를 웃게 만들 미래를 선택할 용기.” 원하는 삶으로 건너가기 위해선 손안의 것들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안정적인 일상에 저 스스로 균열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쓰지 않은 용기를 노처럼 붙잡고 꿈꾸던 시간을 향해 힘껏 뱃머리를 돌린다. 이 책은 그렇게 닿은 뭍에서 마침내 만난 것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 고백록이다. 애쓰지 않아도 절로 느껴지는 계절의 오고 감, 조금 더 다정해진 엄마와의 통화, 알람 없이 일어나는 아침, 버스에서 앉아 가려고 우르르 뛰는 사람들을 씩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넓이……. 시간을 얻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원하던 삶으로 걸어 들어가 원하던 자신이 되어갔다. 성장통을 겪어서일까. 이번 책에서 김신지라는 세계는 “이토록 좋은 글”이라는 김민철 작가의 극찬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한층 더 짙어지고 깊어졌다. ‘삶은 열린 결말’이므로 ‘어디든 갈 수 있어. 무엇이든 될 수 있어’라 말하는 그가 작가로서 보여줄 무한한 가능성을 더욱 신뢰하게 되는 이유다.
저자
김신지
출판
잠비
출판일
2023.01.20

 

한줄평: 내 마음속에 희미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명료한 문장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내 일은 나 대신 누군가 할 수 있어도, 내 삶은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 대체 가능한 노동자인 내가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곳은 오직 내 삶의 자리라는 것.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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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소설을 쓰든, 영화를 찍든, 콘텐츠를 만들든 창작에는 지난한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며, 보장된 것 없는 가운데 불확실한 시간을 헤쳐 나가는 이들은 창의 노동자다.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은 대표적인 창의 노동자, 영화감독 지망생들을 심층 인터뷰해 창조적 작업을 위해 거치는 과정을 살핀다. 누군가는 주구장창 책과 영화를 감상하고, 누군가는 하루 종일 ‘멍 때리며’ 작품을 쓴다. 저자는 이들의 비생산적인 시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읽는다. 이러한 과정 없이는 창작물의 생산도 없다. 끊임없이 생산성을 외치는 사회에서 창의 노동자의 일은 인정받기 힘들다. 결과를 내기까지 투입되는 노력은 그동안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각자도생하고 있는 지망생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을 재평가한다. ---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저자
김보라
출판
스리체어스
출판일
2018.11.12

 

한줄평: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시도와 경험은 나의 몸을 떠나지 않고, 언젠가의 쓸모를 찾아 웅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이미 극대화된 불규칙한 유동성을 감수하기로 마음먹고 영화판에 진입했기에, 육지에서 서 있다가 배를 타기로 결정한 사람들과 같다. 배에 오르기 전 육지에서 배가 풍랑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불안해지고 겁을 먹게 된다. 하지만 실제 배에 오르면 흔들리는 상태가 기본 값이다. 항상 흔들리고 있기에 그 흔들림에 둔감해진다. 이들에게 이제 흔들리지 않는 상황은 포기한 옵션이다.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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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
할리우드 아역 스타 제넷 맥커디가 엄마와의 강박적인 관계, 섭식 장애, 할리우드 트라우마 등 화려한 조명 뒤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회고한 에세이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출간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아마존, 《뉴욕타임스》 도서 TOP 10의 자리를 지키며 최장기 베스트셀러로 집계되어 “베스트셀러이자 대중문화적 현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책”(《보그》)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자신이 두 살 때부터 암 투병 중이었던 엄마를 위해 매해 생일, ‘엄마가 다음 해에도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던 제넷에게 삶의 목적은 항상 엄마를 행복하게 하고, 엄마가 바라는 모습의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섯 살에 엄마의 꿈이었던 아역 배우의 길로 들어섰고, 이후 어린이 채널의 인기 시트콤 〈아이칼리〉에서 주연을 맡으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연예계의 극심한 경쟁으로 늘 강박과 압박감에 시달렸고,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성장을 거부하기까지 하는데, 그런 제넷을 말리기는커녕 엄마는 칼로리 제한법을 알려주며 본격적으로 식단을 관리하고, 그 밖에 커리어와 인간관계 등 모든 걸 관리하고 통제하려들었다.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이어지고 자기혐오와 불안이 점점 심해지던 차에, 암의 재발로 엄마는 세상을 떠났고 그 상실감이 더해지며 제넷의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엄마의 죽음으로 더 이상 같은 생일 소원을 빌 수 없게 되었을 때, 제넷은 과연 온전히 자신을 위한 소원을 떠올릴 수 있을까. 애증이 뒤섞인 뒤틀린 모녀 관계와 섭식 장애, 강박, 중독 등을 이겨내고 홀로서기에 나선 조금은 늦었지만 그래서 더 용감한 한 사람의 성장기.
저자
제넷 맥커디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3.09.06

 

한줄평: 개인적으로 제넷이 직접적으로 학대받는 유년 시절보다 성인이 된 이후 주체적인 삶과 엄마의 망령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이야기가 더 읽기 힘들었다. 

우리는 왜 죽은 사람들을 미화할까? 그들에 대해서 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까? 특히나 엄마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낭만적으로 미화할까?

 

 


 

 

인생샷 뒤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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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 뒤의 여자들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피드를 확인하는 여성들. 그들을 향한 날 선 비난에 의문을 품고, 열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진 안팎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사진을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 보정을 거쳐 SNS에 올린 후 그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일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칭하는 인생샷(인생사진)에는 사회현상이나 인정욕구로 일반화할 수 없는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복잡한 맥락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서로 지지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일구고 정치를 벌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여성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아름다운 인생샷을 올릴까?”에서 시작해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타인과 어떻게 만나고 있나?”로 이어지다가 “나는 어떤 타자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되었나?”로까지 확장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셀카의 문화사이자 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의 실천 방식을 탐색한 중요한 시도로 읽힐 것이다. 신진 연구자의 첫 저서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복합적인 논의를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비평서이다.
저자
김지효
출판
오월의봄
출판일
2023.07.14

 

한줄평: 여성이란 이토록 다채롭고 복잡한 존재인데, 단순하게 바라보고 평가하는 말들에 여성들이 고통받고 괴로워한다는 사실이 슬프다. 

자신도 비슷한 콘셉트를 기획해 사진을 찍으러 왔지만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니 너무 낯설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차별화하고자 했던 여성들은 결국 여성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이미지로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

 

 


 

 

이어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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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달리기
여성, 퀴어, 노동을 소재로 디저트와 차처럼 달콤쌉싸름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조우리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이어달리기》는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서로를 이모와 조카로 칭하는 중년 레즈비언 ‘성희’와 일곱 명의 여성 이야기다.
저자
조우리
출판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22.02.21

 

한줄평: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이다. 

마음에 꼭 드는 것들로만 집을 채우고 싶었다. 침대를 살 때까지 한 달 가까이 맨바닥에 겨울 외투를 깔고 잠을 잤다. 조명을 바꾸고, 주방 타일을 새로 붙였다. 커튼을 주문 제작 했다. 티스푼 하나, 수건 한 장 허투루 사지 않았다. 봄에 이사를 해서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는 동안 집은 점점 아늑해졌다.

 

 


 

 

음식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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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독
담배나 약물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답한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간편식, 인공감미료, 인공 향료가 장악한 현대의 식단이 우리의 미각과 신진대사를 교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을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들고 있다. 햄버거 오염 보도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저널리스트 마이클 모스의 『음식 중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모스는 가공식품 업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오랜 세월 진화해 온 인간의 본능, 음식에 관한 기억과 정서, 법률과 정책상의 허점,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을 어떻게 악용하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다. 기업 회의실부터 식품 공장, 법정, 의회, 실험실을 넘나들며 음식 중독의 생물학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는 이 책은 독자들이 식습관의 주체성을 되찾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전작 『배신의 식탁(Salt Sugar Fat)』에서 식품 기업들이 소금, 설탕, 지방을 활용해 어떻게 소비자들을 현혹하는지 고발한 마이클 모스는 출간 인터뷰에서 중요한 질문을 맞닥뜨린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약물처럼 중독성이 있지 않나요?” 샐러드가 감자칩보다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감자칩을 집어 들고,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면서도 군것질을 하고 만다. 만약 음식을 먹는 데 의지나 취향을 넘어선 요소가 작동한다면, 즉 음식에 본질적으로 중독성이 있다면 가공식품을 자제하려는 노력도 근본적으로 벽에 부딪힐 것이다. 이에 모스는 중독 전반의 관점에서 가공식품을 비롯한 현대인의 식단을 조명하고 음식과 먹는 행위에 내재한 진짜 위험을 살펴본다. 각종 중독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을 검토하며 모스는 음식이 술, 담배, 약물보다 중독성이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나간다. 중독의 무서운 점은 중독의 원인이 상당 부분 우리 안에,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 안에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에는 도파민과 같이 쾌감을 일으켜 강박적 행동을 유발하는 자체적인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이 화학물질이 갈망을 담당하는 스위치를 켜고, 전두엽 피질과 해마 등에서 촉발하는 억제 시스템이 갈망에 제동을 건다. 달고(설탕) 짜고(소금) 기름진(지방) 음식은 뇌의 갈망 스위치, 즉 보상 회로를 발동시키는 강력한 요소다. 저자는 초콜릿을 입힌 도넛을 먹고 설탕과 지방의 조합에서 비롯한 풍미와 냄새와 맛이 뇌를 자극하고 음식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근본적인 갈망을 일으키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뇌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중독의 가능성도 커지는데, 담배 연기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는 데는 10초가 걸리지만 혀에 들어온 설탕은 0.6초면 충분하다. 이 속도의 마법이 가공식품을 코카인, 헤로인, 니코틴 이상으로 중독성 있게 만든다. ‘단짠’ 음식에 느낀 쾌감을 기억하는 우리 몸은 포만감이 들어도 계속 그 음식을 갈망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쾌락을 주는 것을 갈망하고, 거기서 쾌락을 느끼면 다시 갈망한다. 이 순환이 중독의 핵심이다.
저자
마이클 모스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3.01.20

 

한줄평: 덜 건강한 음식을 더 많이 먹도록 종용하는 환경 속에서 개인의 노력은 실패에 다다를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우리는 먹고 싶은 것을 먹기보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즉 새로운 식습관을 형성하면 좋아하는 음식을 우리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잘 알다시피 우리가 먹는 것을 바꾸면 식품 기업들도 자신들의 제품을 다시 찾게 하기 위해 제품을 바꾼다.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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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만성 번아웃의 시대. 퇴근 후 씻지도 않은 채 건조한 얼굴로 방바닥에 앉아 핸드폰 액정 위로 무의미한 스크롤을 하던 어느 날, 우리는 이런 생각을 떠올리고 만 것이다. ‘오늘은 진짜 책상에 앉으려고 했는데…. 넷플릭스 명작 시리즈라도 볼까? 근데 뭔가에 감명받을 기력이 없어…. 지금 이런 생각 중에도 이불에서 나올 생각 안 하고 이딴 월간 운세나 보고 있는데, 문화생활은 대체 언제 하냐고. 중독이다, 중독.’(9쪽) 그런데 가만, 어쩌면 중독된 이 삶 자체가 우리의 문화인 것은 아닐까?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는 ‘프로 중독러’인 도우리가 자신의 경험을 “투사”하여 써낸, 생생한 중독기이자 참신한 사회 보고서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 속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중독’라는 문화 트렌드를 새로이 포착해내며, 21세기 중독 필수템이 되어버린 ‘갓생, 배민맛, 방꾸미기, 랜선 사수, 중고 거래, 안읽씹, 사주 풀이, 데이트 앱, #좋아요’라는 9가지 문화 트렌드를 각각 비평·분석한다. 문화를 ‘여가 시간을 할애하는 대상’으로 정의한다면, 습관적으로 얼마나 얻었는지 확인하는 인스타그램 ‘좋아요’도, 불안할 때마다 찾는 사주 유튜브도, 스트레스가 심하면 어김없이 입에 갖다 대는 불닭볶음면에 맥주 한 캔도 모두 중독 문화의 요소인 셈이다. 한편, 책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의 제목이 말해주듯, 환상적 욕망을 좇는 가난한 도시의 청년들은 이런 중독을 향한 사랑을 끊어내려야 끊을 수가 없다. 중독 문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하지만, 일시적이고 즉각적으로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분명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독은 “자기 위로이면서 자해”(8쪽)이다. 도우리는 중독 문화를 입체적으로 논하며, 오늘날 청년이 중독에 기대어 성실하게 엉망인 삶을 살아낼 수밖에 없는 혼란한 사회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뻐근한 공감을 느끼며 독자 역시 글 안팎으로 어딘가 익숙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책에 아낌없는 추천의 글을 보내준 문화인류학자 김현미와 양다솔 작가, 박참새 작가는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니 이 책은 도우리의 중독기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모든 경우가 그렇지 않다 해도 어쨌든 그건 우리가 서 있는 곳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중독’이라는 말은 그런 위치를 드러내기에 적합했다. (중략) 내가 다루고자 하는 문화 주제들과, 몇 언론이나 소비 시장에서 언급하는 문화 트렌드는 상당수 겹친다. 다만 나는 중독된 자로서, 문화를 중독의 언어로 쓰고자 했다.”_11~12쪽
저자
도우리
출판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22.10.21

 

한줄평: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플랫폼을 향유하는 방식과 배경에 대해 ‘중독’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

갓생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일 하나에도, 점심을 먹을 때도, 심지어 취미를 즐기거나 휴식할 때조차 끊임없이 생산성과 쓸모를 생각하는 습관 탓에 진짜 삶을 산다는 감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신에게도 안식일은 있었는데 말이다.

 

 


 

 

자기계발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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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말들
‘자기계발’은 대한민국에서 꽤 오랜 시간 트렌드로서 자리 잡고 있다. 흔히 말하듯 ‘열심히’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기계발일까? 건강한 자기계발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똘망똘망 다람이’ 이모티콘의 제작자이자, ‘재수의 연습장’ SNS 계정에 끊임없이 새롭고 독창적인 그림을 선보이며 일상의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는 만화가 재수 작가가 이번 신작 에세이에서는 ‘건강한’ 자기계발이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기계발의 말들』에는 갖가지 연습과 활동을 즐기는 저자가 꼼꼼히 읽은 책들에서 길어 올린 문장을 담았다. 그리고 어떻게 단정하고 건강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는지, 하루하루를 다듬어 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 준다.
저자
재수
출판
유유
출판일
2023.10.04

 

한줄평: 곁에 두고 무기력하거나 마음이 불안해질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조바심은 사라졌다. 좋은 것은 어떻게든 알려진다. 그러니 쓸데없는 조바심을 버리고 차분히 나에게 집중하여, 착실하고 조용하게 좋은 것을 차곡차곡 쌓아 가면 된다.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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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나와 다른 타인들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이들의 뜨거운 움직임을 그려온 작가 임솔아의 두번째 장편소설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가 출간되었다. 한 가출 청소년이 겪어낸 가장 냉혹하고 잔인한 성장의 경로를 가감 없이 따라가는 첫 장편 『최선의 삶』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긴 이야기이다. 『최선의 삶』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십대 시절의 악몽을 맹렬히 복기하던 임솔아의 인물들은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에 이르러 각자의 내밀한 상처를 통과해 슬픔 이후에 마련된 삶을 살아나가는 법을 터득한다. 소설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네 여자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좇아나간다. 각자의 이유로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여겨지던 그들은 원하는 무리에 속하기 위해, 소중한 존재와 함께 있기 위해 자기 자신을 버려본 적이 있다. 자신을 잃는 방식으로만 맺을 수 있는 관계는 필연적으로 깨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각양각색의 절절한 이별을 겪으며 몸소 체험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애인에게, 친구에게, 부모에게, 복잡하고도 아름다운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느끼는 애틋하고 먹먹한 감정을 임솔아는 그 어느 때보다 섬세하게 묘파한다. 그 결과 이 소설에서는 얼음처럼 차가운 이별의 순간마저도 보이지 않는 격정들로 달궈진 듯 홧홧하게 감지된다. 외부 세계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자기 자신을 지워야 했다는 공통점은 네 인물을 제도권 밖에서 소수자로서 분투하는 예술가를 위한 그룹 전시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별다른 접점이 없던 네 사람이 각자의 삶을 고유한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내며 교류하는 동안, 그들은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서로와 다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음을 확인한다. 지난 이별을 거치며 타인과 함께인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알맞은 거리를 스스로 찾아내었음을. 이 조용히 빛나는 깨달음의 순간에 이르기 위해 아픈 시간을 지나왔는지도 모른다는 인생의 비의가 각자의 깊은 상처를 근사한 기억으로 완결시킨다.
저자
임솔아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3.09.21

 

한줄평: 읽는 내내 술술 읽히면서도 문장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이 잔상과 살아가게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헤어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미 헤어졌으니까. 이별은 우주와 선미가 함께 만들어낸 축복이었다. 실패가 아닌 결실이었다. 기어이 같이, 해냈다. 우주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인생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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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박물관
『회색 인간』 김동식의 열네 번째 개인 소설집이자 첫 해피 엔딩 모음집. 그간 작가는 1천여 편의 소설을 통해 인간의 이중적 본성을 주시하며 선악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인생 박물관』은 이례적으로 그러한 시도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이 책은 “내가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탐구하여 쓴 글들”이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인간 내면에 깃든 선한 마음에 귀 기울이고자 한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마냥 미소만 지어지는 서사로 가득한가 하면, 아니다. 주인공들은 탐욕스럽거나 불행하고 절망스러우며 슬픈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자살을 하러 간다(「자살하러 가는 길에」), 아이 분윳값도 없어서 동창회에 10만 원을 빌리러 가고(「벌금 만 원」), 병든 엄마를 홀로 긴 세월 간병하고 있기도 하다(「내향적인 홍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상황에서 과연 인류애를 느낄 만한 결말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이 책을 읽을 때 얻게 되는 재미와 공감의 지점이다. 이미 발표한 1천여 편의 소설 중 작가가 특별히 사랑한 여섯 편과 새롭게 선보이는 열아홉 편을 묶어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안도감을 전하고자 한다.
저자
김동식
출판
요다
출판일
2023.03.02

 

한줄평: 모든 이야기들이 탈무드와 우동 한 그릇 사이에서 펼쳐지는 옛날 스타일의 감동 서사 같았다. 

 

 


 

 

도둑맞은 집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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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집중하는 우리의 능력은 붕괴하고 있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요한 하리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분야를 주도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을 만나기 위한 대장정을 떠났다. 그리고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것이 흔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가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정크푸드를 중심으로 한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비만율 증가를 만든 것처럼, 집중력 위기의 광범위한 증가도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과 같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인간의 주의력을 빼앗는 꼼수를 발견한 실리콘밸리의 반체제 인사, 강아지에게 ADHD를 진단한 수의사, 심각한 집중력 위기에 빠진 리우의 빈민가, 놀라운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집중력을 회복한 뉴질랜드의 한 회사까지 종횡무진한다. 그리고 이러한 광범위한 집중력 위기에 수면의 부족, 독서의 붕괴, 테크 기업들의 주의력 조종과 약탈 등 12가지 원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저자
요한 하리
출판
어크로스
출판일
2023.04.28

 

한줄평: 이러한 과정을 나만 겪지 않았다는 사실은 작은 위로가 되지만, 이러한 경험이 보편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충격적이다. 

많은 사람이 소진될 때까지 일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 칭한다. 갈수록 빨라지는 속도의 토대 위에 있는 문화에서 속도를 줄이기란 힘든 일이며, 우리 대다수가 그렇게 할 때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 함께 사회·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재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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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의 삶
20대 여성의 삶을 다룬 그래픽노블 『재윤의 삶』. SNS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만화가 정재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신의 현재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집이다. 페이스북에 '재윤의 삶'이라는 주제로 9컷 만화를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일기처럼 혹은 메모처럼 자신이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릴 때마다 많은 이에게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저자가 다루는 주제는 흥미롭고 폭이 넓다. 어릴 때부터 강요받았던 여성성과 남성성, 원초적 본능, 롤 모델에 대한 부담감, 브래지어에 대한 단상, 월급쟁이 인생, 반짝 유행 아이템들, 자신 안의 편견 등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이야기들을 말한다. 하지만 신변잡기적이거나 이른바 사이다라고 말하는 속 시원한 결말로 빠지지 않는다. 이 작품이 동세대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점도 그것에 있다. 9컷 만화 한 페이지짜리 작품이라도 고심하고 공들여 만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저자의 이번 작품집에서는 9컷 단편 외에도 새로운 중편들을 함께 공개하는데, 각 중편은 별개의 시리즈로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유년 시절과 10대를 지나 지금의 20대 중반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에피소드뿐 아니라 가상의 자식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실제 삶과 미래의 삶을 한 권에 담으면서 작가는 대한민국 20대 여성의 삶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 준다.
저자
정재윤
출판
미메시스
출판일
2019.07.01

 

한줄평: 특별한 기억과 감정만 꾸며내듯 기록한 삶보다 평범하지만 고유한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기록한 삶이 더 멋지게 느껴진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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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자유 시장의 자유에 맡겨 두면 경제가 저절로 발전할까?” “사람들이 가난한 건 게으르기 때문일까?” “기회의 평등만 보장하면 공정한 세상이 만들어질까?” “복지 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제도일까?” “기업은 과연 주주들의 것일까?” “정부의 개입은 정말로 경제 발전에 불필요할까?” “자유 무역은 정말로 자유로운 무역일까?” “뛰어난 기업가 개인의 역량이 기업과 산업 발전을 좌우할까?” “자동화가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까?” “이제 제조업은 끝났고 서비스업이 대세라는 주장은 옳을까?” 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다양한 음식으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우면서도 영양가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 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고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앞에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 나갈 힘과 희망을 전해 줄 것이다.
저자
장하준
출판
부키
출판일
2023.03.30

 

한줄평: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절망적인 경제 상황 속에서도 왜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 

복지 국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대비해 시민 모두가 공동 구매하는 사회 보장 상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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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3판)
1995년 계간지 '리뷰'에 단편소설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한 이후, 지금 세대를 대표해온 소설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죽음의 미학을 매혹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한국문학에 비범하고 충격적 소설가의 탄생을 알린 첫 장편소설이다. 활달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참신하고 경이로운 작품 세계를 만들어온 저자의 소설가로서의 첫걸음을 확인하게 된다. 판타지, 컬트, 포르노그라피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타인과의 연대에 무능하여 끝없이 고독과 단절을 경험하는 현대인의 죽음에 대한 욕망을 명쾌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서늘할 정도로 무관심한 문체가 우리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저자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0.07.30

 

한줄평: 꽤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읽어 보니 불쾌하고 불친절한 소설이라는 감상만이 남는다.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유쾌하다. 그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책을 읽어도 되고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해도 재미있다.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어떤 부채의식에도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다. 반대로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일은 불쾌하다. 그 시간은 시간을 조급하고 비굴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