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분기에는 총 10권의 책을 읽었다.
장르별로 분류해 보면 소설 4권, 에세이 3권, 자기 계발 1권, 사회/정치 1권, 인문 1권을 읽었다.
3분기를 반성하듯이 다시 규칙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흥미로운 책들을 발견하고,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차분한 시간 속에서 독서가 다시 즐거워졌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독서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독서에 소홀했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진 건가 싶기도 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모아놓고 보니 그때그때 필요한 책들을 잘 찾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깨닫고, 위로받고, 분노하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 ★
- 저자
- 패멀라 폴
- 출판
- 생각의힘
- 출판일
- 2024.05.24
한줄평: 무언가 새로 생겨나면 무언가는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지만 요즘엔 그 흐름이 너무나 빠른 거 같아 왠지 서운하다.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용하더라도 웃는 얼굴이나 일본 도깨비, 찬성표와 반대표 등으로 온라인 대화는 평평해지고 모든 뉘앙스가 사라진다.
일기시대
★ ★ ★ ★
- 저자
- 문보영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21.04.09
한줄평: 각 에피소드마다 짤막한 관찰 예능을 보는 듯했다. 출연자의 속마음까지 알 수 있는 관찰 예능을.
묵혀 두었던 옛날 시들을 읽어 보는 데에 며칠이 걸렸다. 어디 가서 숨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후련했다. 나에게 나다운 것, 때 묻지 않아서 오히려 잘 쓰던 어린아이와 같은 시절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 처음 썼던 나의 시들이 너무 구려서 기뻤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 ★
- 저자
- 정희원
- 출판
- 더퀘스트
- 출판일
- 2023.01.17
한줄평: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활동들은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언제나 놀라운 지점이다.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움직이는 방법이 있는데도 근육을 사용해 움직이는 것을 ‘손해를 보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동에 근육을 쓰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에, 자동차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엘리베이터는 항상 만원이다.
H마트에서 울다
★ ★ ★ ★ ★
- 저자
- 미셸 자우너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22.02.28
한줄평: 평생 한국에서 살아온 사람보다 섬세한 시선으로 한국의 문화(특히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국내 에세이와 소설만큼 술술 읽혔다.
그때까지 나는 살아가기와 죽어가기는 명백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나는 식물인간으로 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터였다.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이미 찢겨나간 육체적 자율성의 조각들은 하루하루 누더기 꼴이 되어갔고, 이제 살아가는 일과 죽어가는 일은 그 차이를 분간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숫자 사회
★ ★ ★
- 저자
- 임의진
- 출판
- 웨일북(whalebooks)
- 출판일
- 2023.06.20
한줄평: 책을 읽는 내내 돈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잘 산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살자고 다들 외쳐대는 세상이지만 시스템 속도가 변하지 않으니 다르게 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살기 위한 노력 역시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이라기보다는 어떤 ‘과제’ 같기만 하다.
빌런
★ ★ ★
- 저자
- 최구실, 김상원, 김달리, 엄성용, 김구일
- 출판
- 안전가옥
- 출판일
- 2022.08.16
한줄평: 진짜 ‘악’으로만 똘똘 뭉친 두렵고 불쾌한 캐릭터가 등장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왠지 응원하고 싶은 사연 있는 빌런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라 좋았다.
훗날, 남은 샐리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도 그 장면 하나만은 잊을 수 없게 된다. 덧붙여 시작된 고통 역시 더는 잊히지 않는다. 아프고 괴로워도 어쩔 수 없었다. 그로 인해 나머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
★ ★ ★ ★
- 저자
- 한강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14.05.19
한줄평: 마음은 깨어졌다가 붙기를 반복했고, 고통 속에서도 단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문장을 머릿속에 새겼다.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숫자로 일하는 법
★ ★
- 저자
- 노현태
- 출판
- 인플루엔셜
- 출판일
- 2022.08.08
한줄평: 숫자를 잘 알고 잘 다루는 직무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이다.
회사에는 많은 문제가 있고,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입니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 ★ ★
- 저자
- 애거서 크리스티
- 출판
- 황금가지
- 출판일
- 2014.11.25
한줄평: 모든 용의자에게 동기와 의심스러운 점을 부여하고, 이를 하나씩 밝혀가는 전개가 즐거웠던 소설이다.
탕비실
★ ★
- 저자
- 이미예
- 출판
- 한끼
- 출판일
- 2024.07.10
한줄평: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본다는 주제는 흥미로웠지만, 결과적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삶에서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삶을 어떻게 대하느냐뿐이라고 했던가. 싫어하는 대상의 기분을 한 번쯤은 상상해 보는 것. 나는 단지 그 정도로 싫음을 대하기로 했을 뿐이다. 그러고 나서 늘 토하듯 뿜어냈던 싫음의 감정이 얼굴은 찌푸려질지언정 조금은 소화가 되었다고. 단지 그 말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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