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LTURE/📍 book

[독서] 23년 1분기에 읽은 책

나무울 2023. 5. 5. 19:14

 

 

 

23년 1분기에는 총 10권의 책을 읽었고, 장르별로 분류해 보면 소설 5권, 에세이 1권, 자기 계발 1권, 사회/정치 1권, 자연/과학 1권, 경제/경영 1권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잊거나 잃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책을 읽었다. 오직 '재미'가 목적인 가벼운 소설을 읽기도 했고, 생산적인 시간을 만들기 위한 실용서를 읽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많았는데, 2분기에는 독서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책을 만나고 싶다. 

 

 


 

 

 

깻잎 투쟁기

 
깻잎 투쟁기
깻잎, 고추, 토마토, 딸기, 계란, 김, 돼지고기…… 우리 밥상에 오르는 매일의 먹을거리는 이주노동자의 손을 거쳐 온다. 전체 농·어업에서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4명이 이주노동자이고,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크다.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텅 비어버린 농촌의 일터는 “이제 외국인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라는 말이 당연하리만큼, 이주노동자의 땀으로 채워지고 있다. 《깻잎 투쟁기》는 우리 먹을거리의 핵심 생산자이자 한국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전한다.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저자는 직접 깻잎밭에서 일하며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조건과 생활환경을 보았고, 농장주들로부터 농촌 사회에 이주민이 들어온 후 달라진 풍경과 농사일에 관해 전해 들었으며, 새벽에 찾아간 인력사무소에서는 미등록 이주민(‘불법 체류자’)이라는 낯선 세계를 만났다. 이 책은 결코 ‘인력’으로 치환될 수 없는 노동자들의 삶을 말한다. “이주노동자가 온다는 것은 단순히 ‘인력’이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오는 일이다. 이주노동자의 손과 함께 삶과 꿈도 온다.”
저자
우춘희
출판
교양인
출판일
2022.05.13

한줄평: 앞으로 저렴한 물건이나 식재료를 구매할 때면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받는 이주노동자들이 떠오를 것 같다.

 

이주노동자가 온다는 것은 단순히 ‘인력’이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오는 일이다. 이주노동자의 손과 함께 삶과 꿈도 온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

 
가재가 노래하는 곳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사건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의 성장담을 한 줄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치닫는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이미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습지의 생태 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적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등 예리하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화두들은 이 이야기의 매력이 단순히 재미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19.06.21

한줄평: 섬세한 감정 묘사는 카야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줬고, 상세한 배경 묘사는 아름다운 자연을 눈앞에 그리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이제 독수리와 하늘을 나는 백일몽 같은 건 꾸지 않는다. 진흙을 파서 저녁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아이는 상상력이 납작해져 빨리 어른이 되나보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전 세계 24개국 출간 * *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가디언》 압도적 찬사 * * 최인아책방 최인아 대표, 생선 김동영 작가 강력 추천 *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고독한 시간 겨울!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찬란한 지혜 ‘윈터링’을 만나다 다시 찾아온 겨울의 초입에 선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에세이가 도착했다. “글로 이루어진 치료제”(가디언), “정직하고 정확한 언어로 풍경의 감각, 아름다움, 잠재된 힘을 포착하는 책”(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극찬을 받은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작가 캐서린 메이가 9월 인디언 서머 시즌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나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 회고록이다. 마흔 번째 생일을 코앞에 둔 어느 날, 그녀는 갑작스런 남편의 맹장염, 자신의 건강 문제로 인한 실직, 아들의 등교 거부 등 연거푸 닥쳐온 시련들과 마주한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이 ‘인생의 겨울’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직감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동면의 시기, 윈터링(wintering)에 대한 지적이고도 서정적인 사색의 풍경을 함께 걷다보면 겨울을 견디는 소중한 지혜와 마주하게 된다.
저자
캐서린 메이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21.11.25

한줄평: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개미와 벌처럼 되기를 갈망하지는 말자. 우리는 그들 전체를 귀감으로 삼지 않고도 그들의 복잡한 생존 체제에서 경이로운 것들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그들은 모두 혼자였다. 하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던 혼자였다. 외로움에 온몸이 잠식되어 무감하게 살아가는 수연. 머나먼 타국으로 입양되어 고독한 이방인이 되어 버린 완다. 단 한 번도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보지 못한 ‘착한 딸’ 난주. 어느 날 문득, 그 존재가 그들의 눈앞에 운명처럼 나타난다. 외로운 사람의 피를 알아보고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뱀파이어. 소름 끼치게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 존재는 수연, 완다, 난주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마는데….
저자
천선란
출판
안전가옥
출판일
2021.06.11

한줄평: ‘뱀파이어 로맨스’라는 설명에 혹해 읽게 된 이 소설은 사실 뱀파이어의 존재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소설이었다. 

 

완다는 그 말을 통감했다. 슬퍼하는 마음에 원망과 증오가 끼어드는 것은 너무 비극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완다는 모리스가 그런 원망과 증오를 계속 품고 있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 두 감정은 일단 마음에 박히면 빠지지 않고 오래도록 곪을 것이다.

 

 


 

 

말습관을 바꾸니 인정받기 시작했다

★★

 
말습관을 바꾸니 인정받기 시작했다(큰글씨책)
열심히 보고하고 있는데 상사가 “아, 됐고! 그래서 어쩌자고!”라며 쏘아붙이더군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져서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 뒤로 중요한 보고를 하려고만 하면 자꾸 긴장이 되어 숨이 차고 말이 꼬입니다. 보다 못한 상사가 스피치 학원을 좀 다녀보라고 하더군요. “회사에서 말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직장인들이 꽤 많아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보고를 포함해 상사와의 대화, 회의 등 ‘말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히 ‘말을 하기가 어렵다’라는 심리적 고통을 넘어, 직장에서 나의 능력이 저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결정적 순간에 ‘말하기’ 때문에 발목 잡히는 직장인들이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준비된 말습관’이 필요합니다. LG그룹에서 10년 동안 사내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며 일하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수많은 콘텐츠를 기획ㆍ제작했던 저자는 ‘일상에서의 말하기’와 ‘회사에서의 말하기’는 전혀 다르며, 회사에서 말하기의 목적은 ‘나의 실력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실력이 있다면 표현해야 하고, 표현하지 않은 실력은 그 누구도 알아봐 주지 않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수없이 많은 커뮤니케이션의 순간에 자신의 메시지를 똑 부러지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머릿속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확신 있고 당당하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센스 있는 말습관으로 회사에서 결정적 순간에 여러분의 가치와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 순간에 ‘말’ 때문에 발목 잡히지 마시고, ‘말’을 여러분의 경쟁력으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저자
최미영
출판
천그루숲
출판일
2022.01.18

한줄평: 회사에서 마주하는 모든 '말하기'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이 담긴 책.

 

“그거 안 되는데요!”라는 말 대신 일단 “네, 한 번 알아볼게요!”라고 말하기를 권할게요. “그거 안 되는데요!”라는 말은 정말 될 일인지 안 될 일인지를 확인해 보고 말해도 늦지 않아요.

 

 


 

 

세 여자

★★

 
세 여자
이혼 후 홀로 아들을 돌보느라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며 새로운 관계를 찾고 있는 오르나. 외국인 이주 노동자 신분으로 요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46세 미혼의 라트비아 출신 에밀리아. 그리고 『세 여자』에서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과의 사이에 세 아이를 둔 30대 대학원생 엘라. 서로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세 여자가 하나의 비밀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 모두가 같은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의 이름은 길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여인들 또한 그에게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고요한 긴장감 속에서 소름 돋는 반전으로 충격이 배가 되는 이 소설은 새로운 형태의 대담한 심리 스릴러극이자, 죽음과 폭력을 다루는 범죄 소설의 일반화에 대한 선전 포고다. 독자는 서서히 그러나 명확하게, 세 여자가 맞닥뜨리는 위험을 예상치 못했던 끔찍한 방식으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내막에 드리워진 덫을 간과한 채. 추리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추리 소설의 구조상 폭력과 죽음의 충격을 덜 맞닥뜨리도록 보호받죠. 책을 펼치면 15페이지나 20페이지쯤 시체가 발견되고 그러면서 충격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지요. ?세 여자?는 뭔가 달라야 했어요. 이 책은 독자들을 기습적으로 놀라게 해야 했죠. 그러려면 전형적인 구조를 뒤집을 필요가 있었어요. 범행이 이루어질 것인지 말 것인지 불분명한 범죄 소설을 쓰거나, 형사가 등장한 것인지 아닌지 독자들이 명확히 알 수 없는 추리 소설을 써야 했죠. - 저자 서문 중에서
저자
드로 미샤니
출판
북레시피
출판일
2021.03.31

한줄평: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사건이 책 초반에 발생하여 그 행적을 쫓는 방식이 아닌, 아슬한 김장감 속에서 장의 마지막에 사건이 발생하는 방식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오르나는 그들이 이런 데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을 만나려는 생각도 없으면서 며칠에 한 번씩 그 사이트를 훑어보는 자기 자신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왜 그 많은 돈을 들여 우리가 우주에 나가는 연구를 해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은 이 책을 펼쳐 든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인 동시에, 저자 본인이 오랜 기간 품어왔던 의문이기도 하다. 화학자, 교수이자 SF작가로 이름을 알린 저자의 다방면에 걸친 왕성한 활동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런 놀라운 활동력의 근간에는 항상 새로운 배움을 추구하는 호기심이 있다. 그리고 ‘달’ 또한 그런 호기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달은 우주 규모에서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체 중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물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은 역사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사람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고, 인류의 삶 곳곳에 그 발자취를 남겼다. 사람이 달에 발자국을 남긴 것은 1969년 7월 20일, 고작해야 50년이 조금 넘은 일이지만, 달이 지구에 발자국을 남긴 역사는 그야말로 유구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2022년 8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로 향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스스로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달과 다누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그러모았으며, 새로운 이야기와 기존의 경험을 버무려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냈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는 저자가 그렇게 얻어낸 해답이자,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명쾌한 달 탐사 가이드다. 민간 기업이 로켓을 수십, 수백 발씩 쏘아 올리고, 인도ㆍ중국을 위시한 신흥 강국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우주개발에 뛰어드는 우주개발의 신시대, 우리는 왜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가며 달에 가려고 할까? 과학자, 지식인인 동시에 SF작가인 저자가 본인의 앎과 호기심, 상상력을 결합해 내놓은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저자
곽재식
출판
동아시아
출판일
2022.08.03

한줄평: 인간은 언제나 가지지 못한 것과 경험하지 못한 것을 열망하기 때문에 달에 가야 할 이유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 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점점 더 발전한 망원경으로 달의 모습을 더 명확히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우주선으로 직접 달을 세밀하게 살펴보게 되자, 달은 운명을 결정해 주는 신령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과학을 알려줄 수 있는 연구 대상으로 바뀌었다.

 

 


 

 

트로피컬 나이트

★★

 
트로피컬 나이트
《트로피컬 나이트》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다. 수록작 〈고기와 석류〉를 예로 들면, 이렇다. 남편이 죽고 아들도 떠나 혼자 남은 노인이 있다. 노인은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괴물을 우연히 만나고, 괴물을 집 안에 들이고야 만다. 노인은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될까? 아니다. 조예은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의 소설은 힘든 삶을 힘들다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공포를 보여주지만 공포가 우리의 삶을 갉아먹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어쨌든 삶은 계속되니까. 소설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지니까.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인물들은 끝까지 살아내고 버틴다. 삶이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이야기는 반드시 밝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작 소설 《트로피컬 나이트》 또한 그렇다. 《트로피컬 나이트》는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한 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칵테일, 러브, 좀비》 《스노볼 드라이브》 등을 펴내며 차곡차곡 독자들의 사랑을 쌓아온 조예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총과 칼, 선혈과 비명 너머에 자리한 온기를 포착한 첫 단편집 《칵테일, 러브, 좀비》에 이어, 장편소설 《스노볼 드라이브》에서는 애틋하고도 경쾌한 디스토피아 세계를 선보인 바 있다. 《트로피컬 나이트》는 조예은 특유의 독특한 판타지성을 가미한 호러/스릴러풍의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괴담 여덟 편을 담았다. 기존 작품에서 더 확장된 조예은 월드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저자
조예은
출판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22.08.17

한줄평: 단순히 기괴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늘여놓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마다 애정과 결부된 복잡한 감정들이 느껴졌다.

 

처음엔 비극이었다가, 다음엔 희극이었다가. 한때는 내 안의 비극이 고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 네가 옆에 있을 때 그랬어. 근데 그러면 항상 더 나쁜 게 오더라.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 이 상황이 희극 같기도 해. 내가, 우리가 이 순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대화에 끼기 위해 인기 있는 콘텐츠를 본다. - 대사 없는 일상적인 장면은 건너뛴다. - 1시간짜리 드라마를 10분 요약 영상으로 해치운다. - 영화관에 가기 전 결말을 알아둔다. - 인터넷에 올라온 해석을 찾아보며 콘텐츠를 본다. - 처음 볼 땐 빨리 감기로, 재밌으면 보통 속도로 다시 본다. - 원작을 최대한 각색 없이 그대로 옮겨야 본다. - 빌런은 사절. 착한 캐릭터만 나오길 원한다. 본래 영화는 ‘영화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제작자가 만든 대로 시청하는 수동적인 콘텐츠였다. 하지만 텔레비전과 OTT를 통해 자유롭게 영화를 건너뛰면서 보거나, 빨리 감기로 보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을 직접 편집하여 10분 내외의 짧은 영화로 만든 콘텐츠를 즐기기도 하고, 인터넷 사이트의 해설을 수시로 참고하면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 이 책의 저자 이나다 도요시는 그 이면에 콘텐츠의 공급 과잉,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친절해지는 대사가 있다고 지적하며 ‘빨리 감기’라는 현상 이면에 숨은 거대한 변화들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저자
이나다 도요시
출판
현대지성
출판일
2022.11.10

한줄평: 단순히 젊은이들의 문화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를 깊게 분석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하는 점이 좋았다. 

 

어떤 논점이나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바삐 오가면 그만큼 소통에 힘이 든다. 즉, 불쾌해진다. 이런 불쾌함을 피하기 위해 빠르게 정답을 알려주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영상 작품도 마찬가지다.

 

 


 

 

꿈은, 미니멀리즘

★★

 
꿈은, 미니멀리즘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 제16권 『꿈은, 미니멀리즘』. 현대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리듬감 있는 인물 표현과 재치 있는 묘사로 독자에게 기대감을 선사하는 은모든이 미니멀리즘을 꿈꾸며 자신의 집을 하나씩 정리해 가는 회사원 소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 감각이 선명히 드러나는 일상에서 시작해 퍼즐을 완성해 가듯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는 은모든의 이야기는 상황의 일부를 클로즈업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도와 유머러스한 아방의 그림으로 더욱 경쾌하고 시원하게 독자에게 다가간다.
저자
은모든
출판
미메시스
출판일
2018.11.01

한줄평: 짧고 잔잔한 소설이라 상영 시간이 15분 정도 되는 화면의 전환이 아주 미미한 단편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피부 톤조차 제대로 모르던 시절부터 조금씩 확장시켜 온 끝에 비로소 틀이 잡힌, 패션이라는 세계를 통째로 폐기하다니, 생각만 해도 오싹했다.
조금씩 팽창한 패션의 세계가 원룸 안에서는 한쪽 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