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분기에는 총 10권의 책을 읽었다.
장르별로 분류해 보면 소설 3권, 에세이 4권, 경제/경영 2권, 사회/정치 1권을 읽었다.
마음이 힘든 탓에 가벼운 내용의 책만 찾아 읽은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재밌고 인상 깊은 책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 같다. 마음의 상태가 책을 고르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고, 힘든 와중에도 어떻게든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한 내가 대견하게 느껴진다. 4분기의 나는 과연 어떤 감정을 갖고 어떤 책을 고를까?
아홉수 가위
★ ★ ★ ★
한줄평: 시작은 어둡고 괴이하지만, 끝은 아름답고 뭉클한 단편 소설들이 수록된 책
아홉수다. 지옥처럼 괴로운 일이 가득해 아홉수라면, 인생의 대부분이 아홉수다. 그러니 이 스물아홉의 여름도 언젠가 평범하게 지나간 과거의 일부가 되리라. 조금만 더 견디자. 견뎌야 할 일만 견디는 날을 보내자.
우아한 가난의 시대
★ ★ ★
한줄평: 매일의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가난'은 고상과 기품을 이야기하는 '우아함'과 공존할 수 없는 단어 같지만, '우아함'이란 삶을 대하는 일종의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가성비라는 단어가 무섭다. 절박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며 무언가를 팔아 치우려는 사람들이 넘쳐 나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는 대체로 후진 물건들과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험들이다.
퇴사는 여행
★ ★
한줄평: 일에 대한 이야기는 재밌었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개인적이고 뻔해서 지루했다.
돈도 중요하지만 난 더 많은 걸 원했다. 내 시간을 의미 있는 일에 쓰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랐다.
가능한 불가능
★ ★
한줄평: 과연 나는 업무 외적인 영역에 시간을 쏟으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할 때마다 느낀다. 한국어는 너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광고 일이 쉽고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 편한 직업을 탐색하려고 시작했는데, 한국어 교원도 마음 편한 직업은 아니겠구나 싶다.
보는 순간 사게 되는 1초 문구
★ ★ ★
한줄평: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언어를 사용했는가와 문장을 간결하게 구성했는가이고, 좋은 문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 상품을 공부해야 한다.
귤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벗겨내는 흰색 실 이름은 뭘까요? 알베도입니다. 하지만 정식 명칭을 모르니 사람들은 부르지 못합니다. 즉 알베도는 슬픈 이름입니다. 물성은 존재하지만 인식은 죽었기 때문입니다. 상품도 불러주지 않으면 죽은 겁니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 ★ ★
한줄평: 사실 제목이 이 소설의 전부다.
그녀의 이런 점이 부럽다. 나는 몸이 탈진해도 정신은 깨어있다. 기억을 더듬어보고 계획을 짜고 예측을 하면서. 그녀의 행동 때문에 그녀보다 내가 더 걱정이 많다.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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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OKR의 적용과 활용 방법을 소설의 형태로 전개해서 이해하기 쉽고 읽는 과정이 즐거웠다.
OKR은 항상 도전적인 목표들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감 점수를 10점 만점에 5점을 적용하는 것이 있다. 자신감 점수가 10점 만점에 5점이라는 말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50대 50’이라는 뜻이다.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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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미니멀리즘이라는 주제 자체가 비우는 활동에만 치우쳐지기 쉬운데, 단순히 물건과 마음을 비우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워진 공간을 채우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점이 좋았다.
나에게 북바인딩은 선물 같은 일이었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일이 또다시 싫어지지 않도록 잘 지켜내고 싶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다’였다. 조금이라도 일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면 단호히 멈추었다.
고의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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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얼굴이 절로 찌푸려지는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별나고 불쾌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B의 엄마는 자신의 옷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에 아이가 느낄 이질감과 수치심은 하루만 참아 넘기고 잊어버리면 되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믿었을 것이며, 더 정확하게는 아이가 그런 걸 느낄지 어떨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테고, 아이의 몸은 자라게 마련인 데다, 자라나서도 모녀가 물놀이를 떠나거나 아이가 정기적으로 스포츠센터에 다닐 여유가 없는 한은 일회성 행사를 위한 수영복 준비란 돈 낭비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리라.
풍요중독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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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개념에서부터 시작하여 몰랐던 사실과 불편한 진실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이것은 자본주의사회가 강제하는 인간 상품화의 견지에서 볼 때 자신을 잘 팔리는 신식 상품으로 갱신하려는 몸부림이다. 동시에 풍요-불화사회의 견지에서 보면, 자기계발이란 위계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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